첫 회사는 지금은 몰락한 삼성역에 위치한 게임 개발사로 사수는 닌텐도사의 <동물의 숲>을 벤치마킹해 자신이 첫 번째로 런칭할 소셜 네트워크 게임을 만들고 있었다. 나는 대학교 4학년 때, 학과 취업률이 저조한 까닭으로 부랴부랴 교수님의 추천을 거쳐 다대다 면접을 보아 게임 개발사에 2개월짜리 기획팀 인턴으로 투입됐다. 게임이라곤 90년대 턴제 RPG 게임 몇 종류와 <프린세스 메이커> 같은 남들 다 아는 고전 명작 게임만 더듬더듬 해본 게 전부였지만 동생의 황금손을 의탁해 자기소개서를 작성 할 수 있었고, 학과 선배와 동기와 함께 면접을 통과했다. 선배는 런칭중인 소셜 네트워크 게임 기획팀에 동기는 삼국지 게임 기획팀에 합류했고, 우리는 각자 다른 건물에 근무하게 됐다.
결과적으로 말해 게임이 출시하기도 전에 반강제 퇴사를 하게 됐고, 1년 정도 구직활동을 쉬었다. 나중에야 전문가의 얘기를 바탕으로 내가 당했던 일이 내 기억에 오래 자리 잡아 트라우마처럼 굳어졌다는 알았다. 이 일로 아주 오래 사회생활 하는 게 겁이 났다. 이 일은 2015년의 일이고 지금으로부터 5년 전 일이다. 이 일에 대해 오래 말하고 싶지 않다. 대신 <7분의 1 글쓰기>는 매주 자신이 쓰고 싶은 글을 자유롭게 쓰는 프로젝트니깐 게임 회사에서 겪은 일을 바탕으로 5년 동안 알게 된 기분을 다루는 일곱 가지 도구에 대해 적고 싶다.
현대사회에서 정신건강의학과 주치의와 심리 상담사는 제령制靈을 담당하고 있다. 최근 심리 상담을 받고 나오며 만화 <모브 사이코>의 주인공이 망자의 영혼을 제령 하는 장면을 떠올렸다. 기분을 다스리기 위한 도구들. 앞으로 쓰게 될 일곱 가지 도구들. 일곱 개의 도구를 2015년 이후 오랫동안 내 머릿속에서 사라지지 않는 사수 에릭 킴(Erick kim) 앞에 놓겠다.
위로 빚을 갚기 위해 펜촉과 도끼를 들고 찾아가라